안녕하세요 인문지기입니다. 오늘은 농업과 관련된 법안인 양곡관리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양곡관리법은 국가가 수급 조절을 통해서 쌀 가격을 통제하는 법으로 1950년 2월에 법률로 제정되었고 헌법 123조 '국가는 농산물 수급 가격 안정을 통해 농민의 이익을 보호한다.'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쌀을 국가의 중요한 자원이자 식량 안보의 기본적인 농작물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을 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이 법이 최근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1. 양곡관리법에 대한 상반된 시선
2023년 1월 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참석한 165명 중 압도적인 찬성(157표)으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본회의 부의의 건"을 가결하였습니다. 이 날 표결은 국민의 힘 의원들이 법안의 절차에 항의를 하며 집단 퇴장하였고 야당이 독단적으로 처리하였습니다. 2022년 12월 28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국민의 힘 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단독으로 의결하였고 국회법에 따라서 30일이 지난 후에 처음 개의 된 본회의에서 이를 표결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이 수요량의 3% 이상 초과 생산되거나 수확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즉, 이전의 양곡관리법인 '매입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매입해야 한다.'로 개정하는 내용입니다. 이는 쌀의 과잉생산을 구조적으로 막고 쌀 생산 조정제의 법적 근거 마련과 쌀값 폭락 시 농가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김승남 민주당 의원이 말하였습니다. 반면, 국민의 힘은 이를 일반대중과 저소득층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 시행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농민들이 계속해서 과잉 생산을 하도록 유도하기에 2030년에는 1조 4000억 원의 세금을 투입하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2. 농업의 산업적 특성과 거미집 이론
양곡관리법 ³의 시행 이유를 위해서는 농업의 산업적 특성을 먼저 파악하여야 합니다. 일단 농업은 보조금을 많이 받는 산업입니다. 이는 농업이 비탄력적 수요 즉, 공급이 증가하더라도 수요욕구가 증가하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풍작을 통해서 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수요가 증가하지 않으므로 쌀의 가격은 하락합니다. 그러나 쌀의 생산은 멈출 수 없습니다. (쌀은 1년 전에 생산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즉, 쌀의 생산량은 늘었지만 가격이 하락하여 농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더 나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흉작일 경우,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은 상승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정부는 농업인에게 보조금을 많이 주어서 적절한 공급과 농업산업의 경제를 책임집니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았을 경우에, 예를 들어 풍작으로 인해서 농민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파산하고 그 후년에 흉작이 발생하면 농산물이 부족하여서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농민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여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농업은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즉각적으로 공급을 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의 변동이 심합니다. 이러한 농업의 공급 수요의 그래프를 거미집 이론이라고 합니다.

3. 농업에 집중하는 이유
현대사회에서 농업의 위치는 어디에 있을까요?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의 도시 쏠림 현상이 심각합니다. 사회적 인프라도 도시가 농촌보다 훨씬 우수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균형이 중요합니다. 4차 산업시대(IT)에 살고 있더라도 1차 산업(농업), 2차 산업(중공업),3차 산업(서비스)이 없다면 현재의 삶을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도시에 살 수밖에 없고 도시에 살기 때문에 도시의 문제에 대해서만 고민할 뿐 농촌의 문제에는 무관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농촌의 삶과 농업에 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2023년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사람 중 의외의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세계 최대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 앤 컴퍼니(D&C)의 존 디어가 기조연설을 하였습니다. 디어 앤 컴퍼니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하여 농산물의 생산을 늘리는 역할을 하여 세계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즉, 4차 산업이 1차 산업과 결합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생각해 보면 넓은 평야의 옥수수 밭이나 벼에 사람이 있을 확률은 낮습니다. 그러므로 자율주행 트랙터는 농작물을 수확하다가 어떤 물체가 감지되면 멈추고 다른 방향으로 가서 다시 농작물을 수확하는 정도의 자율주행 기능만 있으면 현실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CES는 가장 큰 화두인 자율주행을 농업에서 시험가능하고 세계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기조연설을 부탁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백종원 요리연구가의 사례가 있습니다. 2019년 양파 수확량이 늘어나자 양파가격은 하락하였습니다. 가격은 하락하여도 수요는 늘지 않는 것이 농산물의 특징입니다. 결국 농가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맞닥뜨리게 되자 백종원 요리연구가는 양파를 활용한 요리를 유튜브에 소개하여 소비량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양파의 가격이 20% 하락하였다고 하여서 소비량이 20%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소비량은 5% 정도 늘어나기에 풍작으로 인해서 생산량이 늘고 생산량이 늘어서 가격이 하락하였으나 소비량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아서 농가에 남는 금액은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이런 농산물의 역설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여야 농업을 이해할 수 있고 왜 정부에서 양곡관리법을 통과시켰는지 이해가 가능합니다.
4. 마지막으로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저서인 '도시의 승리'에서는 농촌과 도시를 비교하면서 도시를 가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고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논리적이고 역사적인 흐름에서 설명합니다. 저도 도시가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고 좀 더 좋은 환경임을 인정합니다만 더 나은 사회와 미래에서는 도시와 농촌 간의 인프라, 성장 가능성의 차이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곡관리법은 기본적으로 농가의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서 지원하는 법입니다. 도시의 사람들이 받는 인프라 혜택(시청지원, 깔끔한 도로, 가로등)을 농가의 사람들이 양곡관리법으로 받는다고 생각하신다면 좋겠습니다.
어떤 하나의 법이 생기면 그것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납니다. 이것은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인문지기는 현재보다 더 좋은 사회와 더 밝은 미래가 되기를 항상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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