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문지기입니다. 오늘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반도체법 논란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이 모든 논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짓게 된 이유
먼저 반도체는 한 나라의 기술력만으로 만들어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도체는 중간재이며 부품이기에 제품에 반영을 해야 하는 물건인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TSMC 등은 반도체를 만들어서 외국의 기업에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그렇기에 미국이 먼저 "우리가 미국에 반도체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단지를 만들건데 참여하면 보조금을 줄게." 이런 식의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이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기 위한 조건인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입니다. 모두에게 보조금을 줄 수 없으니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칩스법의 조건 속에 독소조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여기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독소조항이 왜 독소조항인가 (반도체의 특성 이해)
칩스법의 가장 큰 독소조항은 3가지입니다.

첫 번째 조항은 보조금을 받으려면 '국방부 등 정부에게 생산시설 접근권 제공 기업 우대'입니다. 미국 측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제대로 설비에 투자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현장방문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반도체의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기업들의 입장에서 매우 난감한 요구입니다.
반도체의 생산 방법은 특허로 보장받지 못합니다. 반도체는 기초과학의 원리를 적용하여서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100℃에 물이 끓는다는 사실을 기업이 알고 있다고 해서 특허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과학의 원리를 알아낸 것이지 어떤 것을 개발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열을 가하고 어떤 화학작용을 하면서 부품을 만드는 것이기에 이것을 특허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각 기업들은 각자의 노하우를 꼭꼭 숨겨놓습니다. 그렇기에 외부인의 출입을 반기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미국의 기업들 중에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은 없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오래전에 생산을 중단하고 설계만 하였습니다. 생산설비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며 미국 내에서 생산설비를 짓는 비용과 인건비의 문제 때문에 외국기업에게 하청을 주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이 하청을 전문적으로 하였던 기업이 바로 대만의 TSMC입니다. 그러다가 반도체의 생산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미국이 알게 되었지만 이미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나버렸기에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생산을 외국기업에 맡겼던 것입니다.
두 번째 조항은 초과이익의 공유입니다. (Upside sharing = 초과이익공유)
이것은 미국 내에서 생산한 반도체로 이익이 많이 나면 다시 지원했던 보조금을 갚아라는 것입니다. 미국 측은 보조금이라는 것은 흑자가 나지 않거나 투자를 하기에 상황이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형성된 기금인데 보조금을 받고 초과이익을 낸다면 사실은 보조금이 필요 없는 기업이 보조금을 지원받은 것이니깐 다시 환수조치 하여 반도체 산업에 다른 방법으로 재투자하겠다는 내용이고 명목상 이유는 '납세자의 소중한 세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합니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은 끊임없이 투자를 해야 하는 업종이며 한번 이익이 나면 크게 이익이 났다가 손실이 나타나면 크게 손실이 나는 업종입니다. 올해 이익이 크게 났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며 이익금을 가지고 다시 생산시설과 설계에 재투자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익금을 국가에서 다시 환수해 간다면 재투자할 재원을 뺏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비싼 공장부지 가격과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 기업들이 보조금을 환수해 간다면 미국은 산업단지 내의 일자리를 늘릴 뿐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큰 이익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세 번째는 중국과 관련된 조항들입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계속되는 경쟁은 반도체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TOP500의 슈퍼컴퓨터 나라별 보유 대수는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그리고 슈퍼컴퓨터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은 반도체입니다. 전 세계 반도체의 15%는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고 그중 9%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입니다.
(중국은 텐센트라는 반도체 기업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 내에 있는 반도체 생산설비 공장에 대한 시설 투자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반도체는 변화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3년이 지나면 구식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특성을 가진 반도체 산업에 시설 투자를 금지하는 것은 앞으로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따라서 TSMC를 제외한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회사들은 난감한 상황일 것입니다.(하지만 공식입장은 아무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발표하면 주가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입니다.)
3. 고래 싸움에는 끼어들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국제사회에서 미중 갈등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미중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국가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초기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였고 그 전략이 통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에 대해 미국의 동맹국으로 규정하고 그 이후 한국이 중국에 위협이 된다면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출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입니다.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마다 경제는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진양철 회장의 손자님께서는 고래싸움에 새우가 이기는 방법을 대답하였습니다. "새우가 고래를 이기는 방법은 없습니다. 시간을 투자하여 새우의 덩치를 고래만큼 키우는 방법 밖에요." 중국과 미국 사이에 놓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입니다. 이런 반도체법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미중 갈등에 새로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 글을 쓰다 보면 저의 관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 관점이 들어가다 보니 다방면으로 보지 못하고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인문지기는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제가 틀린 내용을 서술하였거나 사건의 전개가 뒤 바뀌어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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