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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개통과 은마아파트 재건축이야기 (국가와 개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사례)- 인문지기

by 인(人)문지기 2023. 2. 18.


안녕하세요, 인문지기입니다. 오늘은 GTX와 관련된 은마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조기 구축으로 지역 교통망을 확충하려 하겠다고 2023년 업무계획으로 청와대에 보고하였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30분 내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파주 운정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동탄역까지 구간을 잇는 GTX-A노선은 2024년 상반기에 수서~동탄으로 먼저 개통합니다.
그리고 하반기에 운정~서울역 구간을 개통하고 2025년에 전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인천과 남양주까지 수도권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관통하는 GTX-B와 경기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GTX-C 노선도 착공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GTX-B는 2024년 상반기 재정 구간부터 착공을 시작하고 GTX-C는 2023년 하반기에 착공을 할 예정입니다.
노선에 대한 또 다른 변경은 예비타당성을 추진하여 정해질 것입니다.


GTX의 예상 노선도 수도권 전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GTX 개통 소식과 착공 소식은 그 주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호재일 것입니다. 교통이 편리해지면 사람들이 모이고 부동산 가격도 무섭게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러한 GTX개통 소식에 엄청난 항의와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바로 GTX가 지나가는 땅 위의 은마아파트 주민들입니다.
왜 그 주민들이 반대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GTX에 대한 첫 번째 논의가 시작될 때 정부계획으로는 '대규모 공사에 따라서 민원이 발생하거나 교통이 혼잡해질 수 있으니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피해 가겠다'라고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에 GTX-C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거기에 은마아파트 부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양재-매봉-도봉-삼성을 잇는 GTX-C 노선에서 도봉과 삼성역 사이에 은마아파트가 포함된 것입니다.


출처: 땅집고



먼저 은마아파트의 주민들은 안전성을 제기하였습니다.

"은마아파트는 늪지대이고 서울롯데월드는 30M의 지하공사를 하였을 때 1KM 반경 부근에서 싱크홀이 발생하였다. 은마아파트의 주민들이 위험하다."

그러자 정부는 "안전하니깐 걱정하지 마라."

"안전하다면 직선거리로 연결해라"며 대규모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렇게 갈등이 조장되는 이유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서울의 지하철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2호선 라인으로 생각하면 2호선은 내선순환형으로 둥근 고리입니다. 그런데 2호선의 위에는 대부분 어떤 건물들이 있을까요? 정답은 도로입니다. 지하철이 다니는 선로의 지상은 건물이 아닌 도로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가끔 가다가 조그마한 주택이나 아파트 단지를 살짝 걸치기도 합니다.

그럼 주택이나 아파트 단지 밑으로 지하철이 지나다닌다는 건데 그것을 어떻게 보상을 할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민법의 구분지상권이라는 개념입니다. 구분지상권이란 그 땅의 지하에 선로를 사용하고 있다는 권리입니다. 보통 지하 40M 아래는 토지 감정액의 0.1~0.2%의 보상비용을 주고 등기에 표시를 합니다. 즉, 구분지상권은 협의대상이긴 하지만 일종금액 이상을 공탁을 하면 협의가 된 것으로 보는 지상권입니다. 이 구분지상권의 금액만큼 보상을 해주는 것이 현재의 원칙입니다.

지하철, 도로등은 이런 구분지상권을 가지고 있다.


근데 재건축을 할 때는 지상권을 가진 사람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은마아파트를 재건축한다면 GTX사업자의 동의가 필요하게 됩니다. 여기서 재건축이 반대될 수 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은마아파트가 70년대에 지어질 때 늪지대였습니다. 늪지는 지반이 약하므로 안전을 위해서 GTX가 지나가면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또,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2002년부터 추진 중인데, 지하주차장을 4층정도하면 지하 20M 정도 파야하고 늪지대기에 지반이 낮아서 거기에 또 20M를 파일을 박아야 합니다. GTX는 지하 40M~60M 정도의 깊이에 선로를 뚫기 때문에 사실상 GTX 플랫폼 위에다가 파일이 박혀있는 형상이 될 것입니다.

지반 암반공사를 위한 Grout 공법


그럼 지상권을 가진 GTX 사업자가 동의를 해주지 않을 것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방법(대항력)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묻는다면 정답은 확실한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규모 민원이나 반대집회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GTX-C 노선과 관련된 은마아파트 사례가 국가와 개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예시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런 충돌이 극단으로 치우치면 끝은 국가의 폭력성과 개인의 이기심이 드러나는 결말로 마무리 지어지곤 합니다. (일본의 경우 1945년 전쟁 이후 개인이 은행에 맡긴 예금을 국가로 귀속시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막았습니다.
현재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이기적이고, 국토부가 강제성을 가진 폭력적인 집단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충돌의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이어서 당사자 모두가 납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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